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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잃어버린 토이푸들 집에 돌아오다.(귀소본능, feat 돌아온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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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아지 토이푸들  5살쯤 됐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 살던 아파트는 산책로가 1 킬로미터가 넘어 족히 이삼십 분은 소요되는  거리였습니다. 그땐 강아지가 어리기도 했고 목줄 의무화되기 전이라  목줄 없이 산책하 곤했는데 어느 날 산책 하던 중 앞서가던 강아지를 쫓아 달려가기에  그냥 나뒀는데 조금 후  따라가 봤더니 안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찾아봤지만 헛수고였습니다.
그때 심정이란 정말..  머리가하얘지는 느낌이 어떤 건지  그때 처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아이 잃어버린 심정이 이런 걸까요  아무튼 찾다 찾다 못 찾고 결국은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에게 보고하고 다시 찾으러 나가봤지만 역시나 허탕이었습니다.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가한참지나 날이 저물어가기에 다시 한번 나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현관 자동 출입문앞에서 강아지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땐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릅니다. 기쁜 마음에 얼른 강아지를 안아 들고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찾아왔을 까요?

돌아온토이푸들
돌아온토이푸들, 산책로에서

진짜 귀소본능이란게 있는 걸까?
그 사건 이후로  우리 강아지는 걸어가다도 꼭 뒤를 돌아보는 습관이 생겼고 저도 한눈팔지않고 강아지가 제 눈에서 사라지지 않게 눈에 꼭 붙들어놓는 루틴이 생겼습니다. 물론 지금은  목줄이 의무화되서  강아지를잃어버릴일은 거의 없지만.. 불현듯 과거 한때  이슈가 됐었던 돌아온 백구가 생각납니다.


돌아온 백구
1993년 진도에 살다가 대전의 애견인에게 팔려갔던 진돗개 백구가 7개월간 300km의 거리의 주인을 찾아 다시 돌아와 화제였던 돌아온 진돗개 백구, 실화를 소재로'하얀 마음백구'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 TV로 방영되기도 하였고 게임으로도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300km라니 그 긴 거리를 어떻게 찾아올 수 있는지 너무나도 신기하고 기적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흔히 전서구(우편배달)로 활용된 비둘기는 자기장을 이용하여 귀소 하는 능력을 가진다는 연구결과가 밝혀졌다.

귀소본능


동물이 특정 장소를 본능적으로 찾아가는 능력을 '귀소본능(歸巢本能)'이라고 합니다. 사람과 같은 포유동물인 고래부터, 새와 파충류, 물고기까지 다양한 동물이 놀라운 귀소본능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친숙한 사례는 연어입니다. 강원도 남대천과 경상남도 낙동강 등지에서 태어난 뒤 미국 알래스카, 러시아 캄차카 사이에 있는 알류샨열도까지 나아가 살다가 번식 철이 되면 태어난 장소로 정확하게 돌아옵니다. 우리나라 뱀장어는 연어와 반대로 강에서 살다가 필리핀 근처 마리아나 해구까지 가서 알을 낳고 다시 강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1991년 밝혀졌다.

바다거북의 한 종류인 장수거북은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수만㎞를 헤엄쳐 이동하고, 붉은 바다거북도 일본 남부에서 알을 낳은 뒤 북미 지역까지 이동합니다. 바다거북이 알을 낳으러 자기가 태어난 해변으로 돌아오는 확률이 90% 가까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새의 귀소본능도 빼놓을 수 없다.극제비갈매기는 북극권 툰드라 지대에서 태어나 자라지만 어른이 되면 남극까지 날아갔다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왕복 거리는 자그마치 9만 6000㎞라고 한다.. 지구를 2바퀴 이상 도는 셈으로 자연 세계에서 확인된 동물의 이동 거리 중 가장 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인 두루미, 대형 바닷새 신천옹과 군함조도 먼 거리를 오가며 생활하다 새끼를 칠 때가 되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온다.

포유류 가운데서는 울산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내는 귀신고래가 있다. 여름철엔 사할린 연안에서 지내다 새끼를 낳을 때 맞춰 동해 연안을 따라 남하해 남중국해에서 출산한 뒤 다시 북상한다. 지리산 반달곰도 마찬가지입니다. 2002년 민가에 내려와 양봉 꿀통을 털고 말썽을 피운 곰을 생포한 적이 있어요. 이 곰을 마취하고, 바깥 풍경을 볼 수 없게 수건으로 눈까지 가린 뒤 차에 태워 16㎞ 떨어진 외딴 장소에 풀어줬는데 며칠 뒤 정확하게 같은 장소로 돌아와 다시 꿀을 털었답니다..


'나침반 능력'을 갖고 있어요

동물의 귀소본능에 대해 수많은 학자가 연구를 해왔습니다. 귀소본능의 작동 원리에 대한 다양한 가설이 있어요. 우선 많은 동물이 '지구의 자기장'을 활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나침반은 어떤 위치에서도 바늘로 북쪽과 남쪽을 표시해 주지요. 그처럼 동물들이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해 방향을 잡는 나침반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여기에 동물별로 특화된 탐지 기능이 있어 특정 해변이나 해역, 동굴 등 세부적인 고향 길 찾기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가령 연어의 경우 부화 당시 강물의 냄새를 따라가며 물길을 거슬러 산란 장소로 향합니다. 바다거북은 해류의 방향과 온도, 자신이 알에서 태어난 모래사장의 화학적 신호를 신체 기관으로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고향 가는 길을 재촉한다는 거죠. 두루미 등 먼 거리를 날아가는 철새들은 밤에는 북극성과 별자리, 낮에는 태양의 위치를 길잡이로 삼으며 이동한다고 해요. 과학자들은 "귀소본능은 동물별로 상황에 따라 복합적인 기능이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돌아온 백구]


동물의 귀소본능 사례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건 '돌아온 백구(白狗·흰 강아지)'입니다. 1993년 진도에서 대전으로 팔려간 진돗개가 7개월 동안 수백㎞를 이동해 집으로 돌아왔어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상도 만들어졌습니다.

이 진돗개가 집으로 돌아온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미스터리입니다. 전문가들은 후각과 청각이 뛰어난 진돗개의 인지 능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충성심 강한 진돗개의 주인을 향한 마음이 진돗개의 귀소본능을 극대화한 것일까요?  집을 떠난 개는 집의 개념으로 집에 찾아 돌아오는 게 아니라 사람을 친구로 생각해서 견주를 찾아오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아무쪼록 친구와도 같은 반려견과 행복한 반려생활을 하시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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